분당으로 이사 오고 나서 10월쯤 처음으로 너구리를 발견했습니다.
처음에는 너구리를 처음 봐서 신기하고 탄천 산책할 때마다 너구리를 오늘도 볼 수 있을까? 하는 마음으로 가곤 했습니다.
너구리 친구들이 3월까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겨울에는 보지 못했고 딱 경칩이 지나고 나서인 3월 초부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 (참.. 절기는 무시 못하는 것 같습니다.)
아무튼 최근 4월부터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.
그래서 산책에 대한 흥미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을 때 개선충에 걸린 너구리를 발견했습니다..
산책로 바로 옆에 있었고 심지어 사람들이 다가가도 막 저항하지 못했다. 털이 다 빠져서 처음에는 너구리가 아니라 유기견인가? 생각했는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수풀 쪽으로 도망가는 것입니다.
집에 와서 동물 척척박사인 호적메이트에게 물어보니 '너구리 개선충'에 걸렸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
너구리 개선충이라고 치면 알 수 있을 것이다. '옮'의 일종인데 개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옮을 수 있습니다.
사람에게 옮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탄천에 건강한 너구리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습니다ㅠㅠ
살고 싶어서 바로 옆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는 걸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.
저녁에 국민민원 콜센터 110으로 전화를 했는데 관할 분당구청에서 가능하다고 해서 다음날 오전 9시 딱 되자마자 민원 전화를 했습니다.
110 - 경기도청 소속 야생동물구조센터 - 분당구청 - 환경자원과 이런 식으로 여러 번 전화를 한 끝에 연락이 되었습니다.
이미 여러번 근방으로 신고를 받아서 출동을 했고 포획을 했는데 아무래도 친구들이 아직 야생성이 있어서 완전히 힘이 빠지지 않으면 맨홀이나 이런데로 휙 도망가 버려서 구조하기 쉽지 않다고 하셨습니다ㅠㅠ
주기적으로 출동하셔서 포획한다고 하시니 나름 안심이지만 아직까지 어제 본 너구리가 아른거립니다ㅠㅠ
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나가길!
너구리는 무리 지어서 살기 때문에 다른 너구리도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.
부디 보시면 신고 꼭! 부탁드립니다.